살다보면 누구나 한번씩은 꼭 겪게 되는 변기 막힘. 아무리 새아파트라해도 별 수 없습니다.

막히는 이유야 대부분이 변비나 간단한 이물질 때문인데요…이럴 경우 급 당황스럽죠?

 

가족일지라도 비밀로 하고 상비하고 있는 압축용 뚫어펑 같은 기구를 이용해 어떻게든 해결을 하고 화장실을 나오고 싶어하죠.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바로 해결이 되지 않을 땐 어쩔 수 없이 자수(^^)를 하고 스프링 기구 등 좀더 전문적인 기구를 구해 이제는 가족차원에서 대응을 해야 하죠.

 

그나마 이정도 선에서 해결이 된다면 다행이지만 그마저도 안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죠.

바로 그런 상황이 저한테 왔다는거 아닙니까??

 

좌변기의 물기를 닦기 위해 화장지를 조금만 떼어 낼려고 순간적으로 손목의 스냅을 이용(남자들은 다들 이렇게들 자주 하시죠?ㅎㅎ)했는데… 아뿔사 화장자가 너무 질긴건가요? 아님 이제 나이가 들은 건가요? 그만 화장지가 통째로 변기로 빠져버렸습니다.

 

급히 화장지를 건져내고 물을 내렸는데 그만 어~~~~~~어 하는 사이에 화장지 걸쇠라고 해야하나요?

▲ 바로 요놈입니다 요놈…화장지 걸쇠가 맞나요?

마땅한 이름이 없다면 제가 먼저 등록을 해도 될까요? ㅋㅋ

요놈이 화장지와 함께 떨어지면서 물을 내릴 때 휩쓸려가 변기의 중간지점에 오도가도 못하고 대각선으로 걸리고 말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선 뚫어펑도, 전문가용 용수철기계도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뜯어서 직접 끄집어 내야 하죠. 문제는 직접하냐 전문설비업자를 부르느냐죠.

 

설비업자를 불러 뜯어내게 되면 당연히 15~20만원의 비용이 예상되더군요.

아니면 직접하면 되는데….만약 직접하다 자칫 도자기로 된 변기가 깨지기라도하면 아파트의 일체용좌변기값 약30만원 + 설치비용 20만원 등으로 50만원은 족히 들어가기 때문에 고민이 많이 되었죠.

 

하지만 하우스푸어인 관계로…ㅠㅠ 더구나 결자해지 차원에서 제가 책임져야죠 모….

마침 블로그 소재도 부족한 참에 이야기거리가 생겼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동기부여도 되고 자신감도 업되어 바로 작업들어갑니다.

 

준비물 :

일자 드라이버 – 기존의 백시멘트 제거하는데 쓰임

작은망치 – 드라이버와 함께 백시멘트 제거하는데 쓰이는데 큰망치는 자칫 힘이 통제가 되지 않아 변기를 깨트릴 수 있습니다.

백시멘트 1봉지 – 이거 철물점에 없더군요. 타일, 변기, 수도꼭지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에서 샀습니다. 단돈 3천원.

 

 1. 준비작업 – 청소

작업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전에 좌변기의 내외부를 깔끔히 청소해 줍니다. 그래야 작업하는데 기분까지 상하지 않습니다.

▲ 가장 먼저 좌변기와 연결된 전기코드를 뽑고 수도관의 중간밸브(A부분)도 잠근 후 연결부분(B부분)을 풀어 줍니다.

 

▲ 일체형이기 때문에 물은 모두 퍼내야 변기를 분리할 때 힘을 덜 쓰게 되고 안전합니다.

 

 

▲ 좌변기를 바닥에 고정하고 있는 나사를 풀어 줍니다.

 2. 변기를 바닥과 분리하기 

이 작업이 제일 중요합니다.

바닥과 변기가 붙어 있는 백시멘트를 제거할 때 조심해야 합니다. 잘못하여 변기를 때리면 전체가 깨질 수도 있거든요.

▲ 조심 또 조심. 가능한 변기쪽 연결부분보다는 바닥쪽 연결부분에 드라이버의 끝부분을 대고 망치를 때리지 말고 툭! 툭! 살짝 댄다는 느낌으로 쳐 줍니다.

또한 처음에 변기와 바닥간의 공간을 확보하는 게 가장 어렵습니다. 일단 한번 공간이 확보되기만 하면 작업에 가속도가 붙으며 재미까지 더해집니다.

▲ 드디어 바닥을 드러낸 바닥(큰그림)

▲ 혹시 변기가 아닌 배수관쪽에 문제가 있나 깔대기(큰 섬유유연제 빈통을 잘라 깔때기로 이용)를 이용해 물을 내려 봅니다.(큰그림내 작은그림)

 3. 이물질 꺼내기  

변기속의 프라스틱 화장지걸쇠가 나오지 않더군요ㅠㅠ

생각지도 않은 변수가 발생했습니다. 변기를 분리하기만 하면 일사천리로 진행될 줄 알았는데….

그때 옆에서 아빠의 노가다를 보고 있던 막내가 프라스틱을 내부에서 잘라내자고 하더군요.

역시 내 아들.. 아빠의 DNA가 살아있네 살아있어ㅎㅎ

▲ 작업하던 드라이버를 바로 휴대용가스렌지를 이용해 벌겋게 색깔이 바뀔때까지 달궜습니다.

▲ 막내가 핸드폰의 후레쉬어플을 이용해 변기안을 비추는 동안 적을 단칼에 베어버렸습니다. 참혹한 모습이죠?^^

 4. 변기 설치하기 

변기를 다시 제자리에 놓고 변기를 움직이면서 필요에 따라 타일조각 등으로 지지해 줍니다. 그런다음 나사를 조여줍니다.

그리고 백시멘트 바를 곳을 완전히 건조시켜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시멘트가 붙지 않거나 다시 떨어져 버리거든요.

▲ 그림(좌). 작업할 부위의 물기를 화장지로 완전히 닦아내고 드라이기로 확인사살합니다.

▲ 그림(우). 백시멘트에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적당한 정도로 갭니다.

   적당히?? 수제비할 정도면 되겠습니다.

 5. 마무리 하기 

위 4.번작업에서 타일 등으로 변기가 움직이지만 않게 작업이 잘 되었다면 바로 앉아서 볼일을 봐도 되겠지만

하룻밤을 보내고 시멘트가 완전히 굳은 다음에 사용하면 됩니다.

단돈 3천원으로 이 모든게 해결.

전문가 용역비 20여만원이 굳었습니다. 설비하시는분들께 죄송합니다. 불황인데…

어떻습니까? 변기가 아름답지 않습니까?ㅎㅎ

한참동안 흐뭇하게 보았답니다. 마무리 부분이 좀 매끈한 맛은 없지만 그런대로 괜찮게 되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