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도 완화되고  날씨도 자꾸 밖으로 나오라고 유혹하는데ᆢ 이겨낼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아내와 점심을 조금 더 먼데서 먹기로 했습니다. 기차를 한시간 정도 타기는 했지만 즉흥적으로 나왔기에 여행이라기보다는 바람이나 쐿다는 표현이 적절하겠네요.

 

가능한 가보지 않은 곳으로 정하다 보니 기차로 한 시간 정도의 거리인 전북 정읍으로 정했습니다. 요 며칠전 정읍천 꽃잔디가 만발했다는 기사가 문득 생각났거든요. 그래서 고민없이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외지에 가게 되면 어느새 손은 자동화시스템처럼 맛집을 찾고 있습니다.  적당한 곳을 찾은 곳이, 바로 우렁이쌈밥이 주메뉴인 국화회관. 전라도쪽 맛집을 찾아 다니다보면 의외로 ‘OO회관’이라는 상호명을 심심찮게 보게 되네요.

 

여기서 잠깐! 소소한 일상을 전하는 제 블로그 정체상  맛집으로 소개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의 입맛이란게 지극히 간사한지라 “이집이 맛집이다”라고 하고는 싶지 않거든요.이미 이전의 저의 먹방 글들을 보신분들이라면 앞으로도 그저 방문해서 먹은 얘기를 가능한 미사여구없이 전하려고만 합니다. 그렇다고 서비스나 맛이 영~꽝인 곳을 다녀왔다고해서 막(?) 싣고 그러지는 않는다는 것 참고하세요.

그런곳은 아예 글로 언급하지도 않는답니다.

 

식당이 정읍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시내구경도 할 겸 걸어갔습니다.

정읍역은 KTX가 정차하는 역이라 제법 큰 도시일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아담(?)하고 조용했습니다. 주변을 구경하며 천천히 걸었는데도 10여분만에 식당에 도착했습니다.

 

식당에 들어서자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인데도 제법 손님들이 있더군요.

출입구쪽에서 먼저 손을 씻을 수 있는 세면대가 눈길을 잡았습니다. 순간온수기며 일회용타월까지 완비해 놓은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식당의 외관보다 내부는 생각보다 넓더군요. 내부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다른 손님들 눈치때문에…

언제든 단체손님을 소화할 수 있는 준비가, 경험이 배어 있는 식당이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메뉴는 고민을 덜어줄 만큼 3가지로 단촐합니다.

우렁이쌈밥+청국장에다 우렁이초무침/주물럭/소고기를 각각 조합하는 식으로 최소 2인이상  주문이 가능합니다.

12,000원짜리 기본으로 주문했지만…

바로 주문받는 직원분의 “주물럭을 주문하면 초무침은 기본으로 나오는데 어떠세요?”라는 영업스킬이 기습적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그만 어떨결에  그러시라고 했습니다.

 

반찬은 쌈과 청국장, 우렁이초무침, 세발나물 등 13가지정도 나옵니다. 쌈종류는 다양하고 역시 우렁이가 들어간 되직한 강된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밑반찬은 전반적으로 간이 심심한 편이었습니다. 우렁이초무침은 거의 우렁이만으로 구성되어 혜자스럽지만..이걸 단점이라고 해야되나 헷갈리네요.

우렁이가 워낙 많으니까 좀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쑥갓을 추가한다면 양도 더 푸짐해보이고 식감도 더 나아지지 않을까 감히 오지랖을 떨어봅니다.

 


오징어와 돼지고기 주물럭은 만6천원이 추가된 걸 감안하면 생각보다 양이 적더군요. 그렇다고 식사를 하는데 부족함을 느끼지는 않을 정도입니다. 아…싫다고 할 걸….

손님입장으로만 생각한다면 주물럭과 초무침을 적당한 가격의 추가메뉴로 한다면, 선택권도 주어지고 좋을 듯 합니다. 오지랖의 연속입니다^^

적다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식사는 안하고 분석하러 같나 생각이 들죠?

하지만 이 모든 비판적 생각을 뒤집을 만큼 청국장은 아주 만족스러웠는데요. 조금은 훌렁하다고 생각되지만 오히려 밥없이도 청국장만 계속 들이킬 정도로 짜지 않고 딱 좋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모든 메뉴가 2인기준이라 혼자서는 청국장을 먹으러 갈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점심을 먹고 소화도 시킬겸 식당에서 도보로 5분거리에 있는 정읍천으로 향했습니다.

예의 기사에 나온 꽃잔디를 구경하기 위해서 말이죠. 하지만 이미 꽃은 시들어 버려서 아쉬움만 남기고 산책으로 대신했습니다.

아~그래도 참 그림같죠? 비온 뒤라 날씨가 주인공인 하루였습니다.